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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의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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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의 교리는 3단계의 발전과정을 겪었다. 교조인 최제우 단계에서는 '시천주'(侍天主) 사상, 2대 교주인 최시형 단계에서는 '사인여천'(事人如天) 사상, 그리고 3대 교주인 손병희에 의해 개창된 천도교 단계에서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으로 변화되었다. 물론 이 3단계의 교리발전 과정이 전적으로 단절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그 안에는 동학의 시천주 사상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시천주라는 말은 〈동경대전〉의 21자 주문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즉 최제우가 종교체험을 할 때 상제(上帝)로부터 받은 '지기금지원위대강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至氣今至願爲大降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至)에서 처음 등장했고 이것이 뜻하는 바가 최제우 자신에 의해 해석되었다. 그러나 그가 시천주에 대해 해석을 붙인 "내유신령(內有神靈)하고 외유기화(外有氣和)하여 일세지인(一世之人)이 각지불이자야(各知不移者也)"의 뜻은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는다. 따라서 동학의 경전을 전체적으로 검토해 시천주의 뜻을 간접적으로 살펴보면 초월적이면서도 내재적인 천주를 정성껏 내 마음에 모신다는 의미이다. 우선 최제우에게서 초월적 신은 상제·천주·한울님 등으로 나타나며 내재적 신은 지기(至氣)로서 나타난다. 즉 인간의 외부에 존재하면서 인간과 우주를 주재하는 초월적 신과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해 있는 내재적 신의 성격이 동시적으로 나타난다. 전자의 예는 〈용담유사〉 〈안심가 安心歌〉의 "호천금궐(昊天金闕) 상제님을 네가 어찌 알까 보냐"에 잘 나타나 있고 후자의 예는 〈용담유사〉 〈교훈가〉의 "네 몸에 모셨으니 사근취원(捨近取遠)하단 말가"에 잘 나타나 있다. 이처럼 최제우의 경우 한울님은 초월적 숭배 대상으로서의 성격과 내재적 성격을 상호보완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러나 초월적 성격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시형의 경우, 천주는 인격적·초월적 개념 대신에 천(天)이라는 비인격적 개념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즉 사인여천·양천주(養天主)·인즉천(人卽天) 등의 개념이 등장해 사람을 하늘처럼 섬길 것을 강조하고 마음속에서 천주를 기르고, 나아가 사람이 바로 하늘이라는 주장이었다. 이것은 한울님에게서 인격적 개념을 탈각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우주만물에도 하늘이 깃들어 있다는 '물물천(物物天) 사사천(事事天)'의 범천론적(凡天論的) 사상까지 주장했다. 그러나 최시형 단계에서는 내재적인 천의 개념이 우세해지면서 초월적인 신의 개념은 부분적으로만 수용되었다. 손병희 단계에서는 전통적인 천주개념은 거의 사라지고 인간을 천과 완전히 동일시하는 인내천사상이 등장했다. 그것도 인간을 중심으로 천이 이해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 천도교 교단에서는 시천주 사상과 인내천 사상을 어떻게 통일적으로 파악할 것인가가 주요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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