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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강제이주 고려인 첫 정착지에 추모비 설치

김정범 기자
입력 : 
2019-07-28 18:52:03
수정 : 
2019-07-29 09: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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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우슈토베서 제막식 연 라종억 이사장

82년 前 연해주 고려인들
강제이주 당해 정착한 곳에
추모비 이어 공원 건립 추진
오피니언 리더들도 힘 보태

현대병원은 10년 의료봉사로
고려인 정착 도운 카자흐에
감사의 마음 전달할 계획
사진설명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북쪽으로 차를 몰아 310㎞를 달려야 갈 수 있는 우슈토베. 연해주 고려인들은 82년 전 이곳으로 강제이주를 당했다. 강제이주 고려인의 첫 정착지인 이곳에서 그들은 땅굴 속에서 그해 겨울을 났다. 겨울을 이기고 살아남은 고려인들은 남쪽으로 2㎞를 걸어 마을에 정착했다. 지난 26일 이곳 우슈토베에서 한국-카자흐스탄 우호기념공원 1차사업 완료를 선포하는 기념행사 및 고려인 최초정착지 추모비 제막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사업 공동대회장으로 위촉된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과 함께 김흥수 주알마티 대한민국 총영사, 김부섭 남양주 현대병원장, 김로만 우헤노비치 하원의원, 박일리아 알마티 노인회장, 바탈로바 아만듸카 가바소비차 알마티주 부지사 등이 참석했다. 카자흐스탄 주민, 고려인, 통일문화연구원 및 현대병원 의료봉사단 200여 명도 함께했다.

라 이사장은 이날 "고려인 추모비와 우호공원이 들어서는 카자흐스탄 우슈토베는 역사적 장소가 될 것"이라며 "우호기념공원 및 추모공원 건립사업을 향후 10년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념공원은 중앙아시아 지역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조형물을 설치해 이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공유할 수 있는 유적지로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라 이사장은 "추모비 건립에는 다양한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적극 참여함으로써 사업의 취지와 실행력을 확보해 나가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등이 추모비 건립을 도왔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라 이사장을 비롯한 30여 명은 지난 23~27일 카자흐스탄 지역에서 중앙아시아 통일과 나눔 아카데미가 진행 중인 한글 및 전통문화 교육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격려했다. 통일문화연구원은 중앙아시아에 통일과 나눔 아카데미를 설립해 고려인의 후손들에게 한글 및 전통문화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현지 고려인협회, 고려일보와 상호협력 협약서를 교환하고 중앙아시아 거주 고려인 및 홍범도 장군 등 애국지사 관련 역사 발굴 등의 공동과제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병원 소속 의사들은 향후 10년간 이 지역의 다양한 환자들의 수술과 치료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현지 의료진을 국내로 초청해 임상 의료교육을 진행함으로써 한국의 선진적인 의료기술을 중앙아시아에 전파해 나갈 방침이다. 라 이사장은 "고려인들의 정착에 큰 도움을 준 카자흐스탄인들에게는 감사한 마음으로 의료봉사와 의료교육을 향후 10년간 지속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6일 고려인이 정착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카자흐스탄 국민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경기도 남양주 소재 현대병원 김부섭 원장을 비롯한 의사 및 간호사, 자원봉사자 등 총 140명이 참여해 고려인과 카자흐스탄의 의료소외계층에 대한 현지 의료봉사와 의료기자재 기증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통일문화연구원은 통일문화대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으며 2014년에 설립된 통일과 나눔 아카데미를 통해 북한이탈주민과 고려인들의 안정적인 한국 정착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앙아시아 통일과 나눔 아카데미를 카자흐스탄에 설립해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한글 및 문화교육을 진행해 왔으며, 현대병원은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의료봉사활동과 현지 의료진에 대한 의료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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