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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신 전 천도교 교령 아들 월북…일각 ‘북한과 사전 접촉설’ 제기

입력 : 2019-07-07 23:00:00 수정 : 2019-07-07 18: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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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 민족끼리’는 지난 6일 류미영 전 북한 천도교 청우당 중앙위원장의 차남 최인국(73)씨가 북한에 영구거주하기 위해 평양에 도착했다고 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천도교 동민회 공동의장을 지낸 최인국(73)씨가 북한에 영구 거주하기 위해 지난 6일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부모인 최덕신 전 천도교 교령 부부(1986년 월북), 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1997년 월북)에 이어 천도교 인사가 또다시 월북한 것이다. 천도교는 조선후기 최제우가 창립한 동학을 계승한 종교다. 그의 구체적인 월북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개인적 신분으로 방북해 온 최씨가 북한 측과 사전에 협의가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최씨 北 선전매체 통해 “선친들 유해있는 북한에 영주 위해 평양 도착”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7일 “류미영 전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의 아들 최인국 선생이 공화국에 영주하기 위하여 7월 6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매체에 “선친들의 유해가 있는 공화국(북한)에 영주하기 위하여 평양에 도착했다”며 “민족의 정통성이 살아있는 진정한 조국, 공화국의 품에 안기게 된 지금 저의 심정을 무슨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가문이 대대로 안겨 사는 품, 고마운 조국을 따르는 길이 곧 돌아가신 부모님들의 유언을 지켜드리는 길이고 그것이 자식으로서의 마땅한 도리이기에 늦게나마 공화국에 영주할 결심을 내리게 됐다”고 월북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최씨는 부모의 유지대로 ‘조국통일위업 실현’에 여생을 바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최씨는 월북자로서 북한에서 고위직에 오른 최덕신·류미영 부부의 아들이다. 최덕신은 국군 제1군단장에 이어 박정희 정권에서 외무장관과 서독 주재 대사를 지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갈등 등으로 인해 1976년 아내 류미영과 함께 미국에 이민한 뒤 부부가 북한으로 영구 이주했다.

 

최덕신은 북한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남편이 사망한 후 아내 류미영도 공식 활동에 나서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을 지냈다. 

 

최씨는 2016년 11월 모친이 사망하자 정부에 방북신청을 거쳐 개인적으로 방북한 바 있다. 이후 류씨 사망 1,2주기 행사에도 정부 승인을 받아 방북했다. 당시 정부는 최씨의 방북에 대해 ‘인도주의적 차원’이라고 밝혔다.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최씨가 입국소감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 정부 몰래 월북…“북한과 사전접촉 있었을 것”

 

최씨의 이번 평양행은 정부의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채 실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최씨의 월북 경위를 파악 중이다. ‘우리민족끼리’가 최씨의 항공편 입북 영상을 공개한 것에 따라 제 3국을 통한 월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은 최씨의 입북 소식을 대남 선전매체인 7일 ‘우리민족끼리’에 게재하고 이날 오전까지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등 공식매체에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씨가 그동안 방북과정에서 북한과 사전에 접촉했을 것으로 본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북한학)는 “최씨의 월북은 자진월북인데 행사 때 갔다가 북한 측과 따로 접촉이 있었을 것”이라며 “부모가 북한에 있었고 종교적 이유도 월북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최규빈 박사는 “최근 남북관계가 전환국면에 있는 상태에서 최씨의 월북 소식을 남측에 보도한 것은 관계를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는 거 같다”며 “북한이 일부러 보여주는 듯 한 맥락이 있다”고 분석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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