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전주 동학농민혁명녹두관에서
지난 19일 전주 동학농민혁명녹두관에서

일본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던 무명의 동학농민군 지도자를 추모하는 49재가 열렸다.

동학혁명연구소는 지난 19일 전주 완산공원 안의 추모공간인 동학농민혁명녹두관에서, 일본에서 환국한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49재 행사를 열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달 1일 이곳에서는 이 무명 지도자에 대한 안장식 및 진혼제가 열렸다.

영면에 든 지도자 유골은 1995년 7월25일 일본 홋가이도대학 한 창고에서 ‘한국 동학당 수괴’라는 글씨와 함께 발견됐다. 여기에는 유골이 1906년 전남 진도에서 수습됐음을 기록한 쪽지도 같이 있었다. 1996년 2월 당시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이었던 한승헌 변호사가 일본을 찾아 이를 확인한 뒤 유해봉환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같은 해 5월30일 전주입성 102주년에 맞춰 전주로 모셔왔다. 하지만 유골의 신원을 밝히지 못한 채,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 등에 보관한 것을 지난달 동학농민혁명녹두관에 125년 만에 영구 안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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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49재 행사는 동학 천도교 제례로 모셔졌고, 이형로 전 전주민족예술인총연합회 회장의 위령문 낭독 등이 있었다. 이윤영 동학혁명연구소장은 “원래 행사 계획이 없었으나 마지막을 편안하게 보내드리고자 열었다. 이날 49재 행사는 농민군 지도자 한 명을 추모한 것이 아니라, ‘보국안민 제폭구민’을 외치다 이름을 남기지 못한 채 스러져간 무명 동학농민군 20만~30만명의 해원을 위해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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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전주 동학농민혁명 녹두관 일대에서 무명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안장식 및 진혼제가 열렸다. 전주시 제공
지난달 1일 전주 동학농민혁명 녹두관 일대에서 무명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안장식 및 진혼제가 열렸다. 전주시 제공

한편 전주시는 ‘동학농민혁명 역사문화벨트 조성사업’을 위해 완산칠봉 일대에 추모공간인 녹두관을 지난 5월 만들었고, 2021년까지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알리는 홍보교육관인 파랑새관, 민(民)의 공장, 쌈지갤러리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