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고 싶은데 너무 하기 싫어
정말 하고 싶은데 너무 하기 싫어

로먼 겔페린 | 황금진 역 | 동양북스 | 248쪽 | 13,000원

무슨 일이든 시작이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시작조차 못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꼭 해야 하는 일인 걸 알면서도 시작하지 못하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은 해 보았을 것이다.

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머리로는 공부하겠다고 다짐하지만, 공부가 잘 되지 않는다. 미루고 미루다, 하루 전날 벼락치기를 한다. 다음부터는 이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시험만이 아니다. 직장 업무부터 가정에서 처리해야 할 작은 일들조차 우리는 쉽게 시작하지 못한다.

어렵게 시작을 해도, 나머지 반을 채워야 한다. 시작이 반이면, 나머지 반은 지속성이다. 그러나 지속성은 시작만큼 어렵다.

다이어트를 위해 헬스장에 등록한다. 금연을 결심하고 각서를 쓴다. 하루 이틀은 잘 버티지만, 사흘을 넘기기 어렵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정말 하고 싶은데 너무 하기 싫어>의 저자 로먼 겔퍼린은 이 모든 이유를 동기부여의 문제라고 말한다.

“우리는 왜 목표도 있고, 해야 한다는 생각도 분명한데, 왜 해내지 못하는 걸까? 나는 문제가 ‘동기부여’에 있다고 생각했다.

살다 보면 동기부여를 방해하는 것들과 마주한다. 미루는 습관, 의욕 상실, 게으름뿐 아니라 술이나 마약, 담배 등과 같은 물질 중독에서부터 게임과 인터넷, 수면 등과 같은 행위 중독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과 목표를 방해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저자는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연구하는 심리학자이다. 저자는 동기부여 문제로 목표 앞에서 좌절하던 시절, ‘무엇이 행동을 방해하는 걸까?’, ‘정말 정신력이 부족한 탓일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과 주변인을 관찰하며 동기부여의 본질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저자는 우리를 움직이는 동기부여의 원천이 쾌락과 불쾌라고 말한다. 우리의 본능은 불쾌한 것을 피하고 쾌락을 추구한다.

해야 할 일을 미루는 이유는 그 일을 하는 것이 불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루게 된다. 미루면 잠깐의 쾌락이 있다. 하지만 미루다 보면 어느 순간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온다.

시험공부를 아무리 미뤄도 하루 전날에는 미룰 수 없다. 시험을 망치는 것은 아주 불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아무리 미뤄도 건강이 망가지는 상황이 되면 미루지 않는다. 건강이 망가지는 상황이 불쾌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능은 불쾌를 싫어한다. 그래서 불쾌한 상황을 해소하려고 한다.

시험이 내일인데 오늘 시험공부를 하면, 시험을 망칠지도 모른다는 불쾌한 생각은 사라지고 공부를 했다는 안도감이 마음에 쾌락을 가져다 준다. 미루던 운동을 시작하면 건강에 대한 염려가 사라지고 희망과 기대라는 쾌락을 가져다준다.

정말 하고 싶은데 너무 하기 싫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 하고 싶은데 너무 하기 싫어>는 저자의 연구를 바탕으로, 시작은 더 쉽게, 목표까지 더 즐겁게, 동기는 더 확실하게 만드는 다양한 전략을 알려준다. 그 방법 중 하나가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행동을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으로 바꾸는 방법은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외부 환경은 우리의 생각뿐 아니라 행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책을 읽고 싶다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책상이 지저분하고 읽고 싶은 책이 도서관에 있다면, 책 읽기가 쉽지 않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책상을 치우고 책을 빌려와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불쾌한 상황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책상을 치워두고 읽고 싶은 책을 책상 위에 잘 보이게 올려두는 것이다. 그리고 책 읽기에 좋은 조명과 잔잔한 음악을 준비하면 책 읽는 것이 불쾌한 감정이 아니라 쾌락을 만족시켜 주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런 방법은 일상생활뿐 아니라 신앙생활에서 적용된다. 성경을 읽고 싶다면 성경을 읽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도를 하고 싶다면 기도 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을 일부러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거부감을 일으킨다. 물론 의지력을 통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런 노력은 매우 가변적이고 결국 실패로 끝날 확률이 크다.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이 새벽기도를 나가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결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쾌락을 추구하는 본능에 충실해야 한다. 세상에서 말하는 본능은 불쾌를 피하는 것과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는 세상이 가지지 못한 본능이 있다. 사랑이다. 예수님의 본능은 사랑이었다. 그래서 사랑을 이루는 일이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그분은 병자를 고칠 때도, 말씀을 전할 때도 즐거워하셨다. 심지어 십자가도 기꺼이 지셨다. 예수님의 동기부여 원천은 사랑이다.

우리에게 가장 불쾌한 상황이 무엇인가? 사랑이 사라지는 것이다. 사랑 없는 교회는 불쾌해 보인다. 사랑 없는 성도는 무례하다.

많은 사람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불쾌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가장 추구해야 할 쾌락은 무엇인가? 사랑이다. 사랑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만족이 있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일, 열정을 바치고 싶은 꿈이 있다면 본능에 충실히 움직여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본능은 사랑이다. 본능을 회복할 때 정말 하고 싶은데 너무 하기 싫어하는 일도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최고의 동기부여다.

김현수 목사
행복한나무침례교회 담임, 저서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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