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 모태 ‘동학관’ 울산에 세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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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운 최제우 유허지’ 사유지에 전시관-미디어실-강의실 갖춰
순례객에 동학의 탄생 배경 등 설명

울산 중구 유곡동 수운 최제우 유허지. 이곳에서 수운은 동학의 기본 교리를 파악한 뒤 동학을 창시했으며, 울산시는 이곳에 ‘울산동학관’을 건립한다. 울산 중구 제공
울산 중구 유곡동 수운 최제우 유허지. 이곳에서 수운은 동학의 기본 교리를 파악한 뒤 동학을 창시했으며, 울산시는 이곳에 ‘울산동학관’을 건립한다. 울산 중구 제공
천도교의 모태가 된 동학(東學)관이 울산에 건립된다.

울산시는 중구 유곡동 ‘수운 최제우 유허지’(울산시기념물 제12호)에 가칭 ‘울산동학관’을 건립한다고 9일 밝혔다. 이곳은 수운 최제우(1824∼1864)가 동학을 창시하기 전인 1854년부터 1859년까지 머물며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구도를 하던 곳이다. 수운은 이곳에서 1855년 낯선 사람으로부터 동학의 바탕이 된 천서(天書·동학에서는 을묘천서)를 받아 천도(天道)의 기본 원리를 파악했다.

유허지(遺墟址)는 수운이 1860년 도를 깨달은 후 포교 활동을 하다 1864년 좌도난정(左道亂正)이란 죄목으로 처형당할 때까지 머문 경북 경주 용담정, 수배를 피해 은둔하며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를 저술한 전북 남원 은적암과 더불어 동학의 대표 유적지로 꼽힌다.

울산시는 동학관 건립비 3억3500만 원과 최제우 유허지 보수 정비비 1400만 원을 책정했다. 중구는 이 예산으로 올해 울산동학관을 착공할 예정이다. 동학관이 완공되면 천도교의 모태가 된 동학과 울산지역의 3·1만세운동 등 울산의 근대사를 재조명할 수 있게 된다. 또 지역 민중의식의 발로를 일깨워 주는 울산 최초의 수련관이자 교육장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시바윗골’로 불렸던 최제우 유허지는 역사적 사실만 기록으로 남아 있고 유물이나 문화재가 전혀 없어 말 그대로 유허지였다. 일반인이 그 배경이나 역사적 사건을 제대로 알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1997년 울산시가 이 일대를 시 기념물로 지정하고 최제우 존영을 모신 초당과 관리인 임시 거처, 유허지 내력을 기록한 기념비를 세웠으나 한계가 있었다. 또 현재 건설 중인 옥동∼농소 국도가 유허지에서 불과 20여 m밖에 떨어지지 않아 유허지보존회(회장 최현만) 등 신도들이 강력 항의하기도 했다.

울산동학관은 유허지와 인접한 사유지에 세워진다. 동학관 내부에는 전시관과 미디어실, 강의실이 들어선다. 지역 청소년과 순례객은 동학관에서 유허지 내력, 조선 말기 동학의 탄생 배경과 천도교로의 개명 과정, 울산 독립운동의 거점 역할을 한 옛 천도교 울산교구 활동 상황을 알기 쉽게 들을 수 있다. 동학관 건립 사업은 동학 관련 시민단체가 여러 해 동안 필요성을 제기해 빛을 보게 됐다. 보존회는 서울 천도교 중앙총부를 방문해 동학관 건립 이후 후원 약속을 받아냈다. 지난해 11월에는 김기현 울산시장을 만나 동학관 건립과 주변 정비사업 지원을 요청했다. 보존회 관계자는 “동학의 발상지인 울산에 동학관이 건립되면 시민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학(東學)
1860년 최제우가 창시한 민족 종교로, 기일원론(氣一元論)과 후천개벽(後天開闢),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내세운다. 2대 교주인 최시형이 교단과 교리를 체계화했다. 1894년 농민전쟁에 큰 영향을 미쳤고,1905년 천도교로 개칭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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