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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밥상/이시백
숲에서 딱따구리 소리가 들려요. 발걸음을 옮기며 소리에 입맛을 다십니다. 나는 배고픈 아이처럼 새가 보고 싶어요. 새는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게 당연하고, 난 여러 생각 중에 육중한 항아리가 떠올랐어요. 겨울나무가 왜 항아리로 느껴지는지 모르겠지만 커다란 항아리에 담긴 된장, 멸치젓, 갓김치, 동치미등의 겨울식량이 그려집니다. 청딱따구리가 육중한 나무를 쪼아 먹이를 구하고, 새들에게 둥지를 제공하는 게, 우리네 항아리 같다는 생각. 구수한 향기가 나무마다 배어 감칠맛이 더해지자, 숲은 한 상 잘 차린 밥상이 되었지요. 나무는 소리의 향기로 자랄 터이고, 딱따구리는 해마다 숲의 장독대를 다독이며 시간여행의 인연을 이어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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