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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령과의 대화에 웬 고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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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교당에서는 시일식 직후 점심도 안먹고 오후2시 넘어까지 “교령과 교인과의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벌써 몇 달째 지방을 순회하던 마지막 서울시내의 모임이라 교당안이 일반 시일날 보다는 빈자리가 적은 가운데 종무원의 경과성 업무보고와 교령님의 인사성 행적/포부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어 교인과의 대화가 시작되었는데 얼마안지나 고함소리가 났습니다. 전에도 흔히 들어보던 그런 큰 소리였을 뿐입니다.<br/><br/> 첫 보고는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타고도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정상적인 조직의 브리핑같았고, 두 번째 발표는 지난 수십년간 그 많은 지도자와 교인들이 열망하던, 그러나 별로 이룬 것이 없는, 바로 그 수준의 과제를 반복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10명도 안되는 풀뿌리 동덕들이 하신 말씀은 그런대로 적절한 질문과 요청이었고 몇 분은 천도교의 미래도 말하셨습니다. 큰소리가 난것은 사회자가 개인발언을 3분으로 제한했는데도 어떤 분이 대회결의를 지키라며 총부경영의 부실을 지적하는데 그 몇 배를 썼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도 마이크가 제대로 안나오는 등 간담회 진행역시 우리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br/><br/> 구체적인 간담내용은 나중에 종무원 보고서를 읽으시도록 하고 여기서는 저의 천도교 미래학과 관련된 부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게시판에서 지난 10월8일 “미래학 없는 교단, 방황하는 교인과 혼란스런 네티즌” 이라는 “우려”의 글을 올렸고 어제 간담회 날에는 이 제목을 “긍정”으로 바꾸어 현재의 총부지도부에게 충언으로 제시하였습니다. 그래서 간담회 마지막 쯤 하여 저는 천도교 미래학을 2분간 발언하고 게시판글을 참석자들에게 배포하였습니다. 제가 교령님께 직접 말씀드린 것은, “지금의 포부와 계획을 임기중에 1/3만 달성해도 성공한 교령으로 기록될 것이니 앞으로 2년반 동안 미래를 위한 준비도 꼭 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반응은 어이없게도 “진암은 종학대학원장 맡아 같이 일하자고 했는데 밖에서 구름잡기식 말만한다” 였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모두 내 임기내 꼭 실천할 것” 이라는 호언장담도 하셨습니다. 글쎄요. 시간관계상 저의 대응은 못했습니다.<br/><br/> 그리고 나서 교령님의 목소리는 지난 대회 결의사항(교령이하 대회 선출직의 급여절감)을 언급, 상당히 흥분한 어조로 마치 누가 현직에 흠집내기 위한 트집쯤으로 이해하는 톤이었고 이어진 여러 건의에 대한 코멘트도 평삼심은 아닌 상태였습니다. 배고파서인지 참석자가 절반으로 줄었을 때 간담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아직도 열기가 남아있는 듯한 교령님께서 저를 보자 서운하다는 뜻의 표현을 또 하셨습니다. 이때다 싶을 정도로 교당안에서 참았던 저의 “사람나(人我)”도 폭발하게 되어 여러 동덕들 앞에서 고함을 질렀습니다.<br/><br/> 포덕 145-146년에 걸쳐 1년 반 동안 우리는 총부에서 자주만나며 공사간에 천도교의 미래학을 함께 말해온 사이입니다. 한사람은 100년후를 내다보고 지금부터 10년계획 세워나가자 했고, 또 한사람은 “무슨 소리냐, 현실성 없는 구름 잡기다” 라 하며 3년에만 관심을 두었습니다. 저는 항상 대신사님께서는 5만년의 “별따기”도 하셨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언성을 높인 저의 말은 “우리의 오늘 비정상(非正常)을 사실대로 인정하자. 정상인 것처럼 오랫동안 3년만 채워온 결과가 이 모양이 아니냐, 그러하니 현 교헌 체제는 당분간 그대로 두고(교령의 위상 해치지 않고) 5만년을 향하여 우리가 살고있는 이 시대의 준비(3단계사업)를 새로 시작하자. 현 총부의 20여명이 어떻게 이 일을 한단 말인가. 교인의 잠재력을 집결, 활용하자. 교령이 앞장서서 가칭 ”현도회“를 만들어 교리를 비롯한 각 부문의 비정상 요인을 한데모아(구슬꿰기) 한 10년쯤 걸려 정상화 해 나가는 기반구축을 당장 착수하라. 이번 임기의 교령은 현상유지는 최소화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성운전기를 마련만 하면 된다” 는 요지의 항언(恒言)을 몇 마디의 고성으로 전달한 것입니다. 이 광경을 보신 동덕님들은 아마 저에게 크게 실망하셨을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교령님과는 내주에 만나자 하고 저는 금방 “한울님나(天我)”로 돌아와 그 자리를 떴습니다.<br/><br/> 저는 지금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저의 개인 이미지에 어긋나도 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네티즌과 마찬가지로 저도 대신사님의 현신이고 여러 스승님들의 생각을 전해야 할 임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네티즌들은 앞장서 주십시오. 젊은 동덕들이 모여 이 태산준령을 꼭 넘어가야 합니다. 3년 교령은 군림하는 통치자가 아닙니다. 인터넷이외에 서로 통신 할 수 있는 정규적인 대화의 자리도 마련합시다. 육신먹거리 위한 생업과 마찬가지, 또는 그 이상으로 정신먹거리 위한 교단혁신에도 비중을 두시길 바랍니다. 말로만 노인들 탓하지 마십시오.<br/><br/> 중앙총부 관계 동덕여러분, 수고가 너무 많습니다. 이번 3년 기간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제대로 이행해주시어야 합니다. 우선 이번 교령과의 전국순회 간담회에 대한 백서(白書)를 바로 만드시고 총부의 대응책을 상세히 세워 전체 교인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대로 실행하시고 어려움이 있으면 능력 있는 교인들에게 도움을 청하십시오. 천도교의 주인은 교인입니다. 그리고 시간을 내시어 이 게시판에 제가 여러분께 간절히 부탁한 4월13일자 글(조회수 현재까지 258회) “중앙총부 새 지도부의 쇠운종식 의지와 실천을 간곡히 기원”을 다시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br/><br/>“교령과의 대화” 계획은 아주 유익했습니다. 다만 남의 말을 듣기만 하고 자기의 잘못생각 조차도 그대로 고집하는 모임이 아니길 빕니다. 한울님께서 CCTV로 다 찍고 계십니다. 이 다음부터는 고함소리 없게 합시다. 감응하옵소서<br/><br/>- 진암  朴 永 寅  심고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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