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밭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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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소나무미 .. <br/> <br/><br/>농협가는 길 콩밭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br/><br/>얼마전까지 그곳은 쓰레기로 꽉 찬 땅이었다. <br/><br/>" 누구네 땅이길래 저리 방치하나. 이렇게 땅을 놀려도 되는 것인가?" <br/><br/>그곳을 지날때마다 그냥 쓰레기가 차지한 땅이 안타까웠었다. <br/><br/>땅을 보살피지 않고 그냥 방치하다보니 사람들은 하나 둘씩 그곳에 쓰레기를 가져다 놓고 길가다가도 휙 하고 버린 쓰레기로 지저분하고 악취가 나기도 하고 도저히 무엇을 심어도 아무것도 자랄 수 없을 것 같이 보이던 땅이었다. 메마른 땅의 모습은 결코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다. 지날때마다 나는 그 땅을 바라보기가 싫었었다. 그냥 태어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셨다. 풀도 태어난 이유가 있을 터였다. 그런데 흔히 말하는 잡초가 쓰레기속에 묻혀서 자라니 더욱 그 잡초가 잡초일수밖에 없었다. <br/><br/>녹색을 띈 많은 것들은 대체로 아름답거나 사람과 친한데 쓰레기속의 녹색은 이미 녹색으로 보이지 않았다. <br/><br/> <br/><br/>그렇게 봄을 보내고 한 여름길에 들어서자 <br/><br/>땅주인께서 다행스레 땅을 보셨나보다. 심기도 자라기도 쉬운 콩을 심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콩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 시름시름 앓고 땅 속에서 그 뿌리가 온 힘을 다 짜내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그 크기도 다르고 바라보기 민망하도록 시름시름이었다. <br/><br/>한동안 매일매일 씨름하는 콩을 바라보면서 아마도 내 모습을 거기서 바라보고 더 아파했는지도 모르겠다. <br/><br/> <br/><br/> 그러다가 이 여름내 참 자주도 비가 내렸다. <br/><br/>며칠이 멀다하고 한울님께서 비라는 모습으로 땅으로 내려 오셨다. <br/><br/>농협가는길에 비 피하느라고 우산을 쓰고 콩밭은 생각도 않고 비구경, 비소리 들으면서 며칠을 보낸 듯 싶다. 그리고 휴가도 다녀왔다. <br/><br/> <br/><br/>어느 비 갠 날. <br/><br/>그 콩밭을 지나는데 글쎄 이게 왠일인가?<br/><br/>자랄 것 같지 않던 콩밭이 푸릇푸릇. <br/><br/>가득 솟아올라서 여기저기서 예쁜 보랏빛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모습에 "와 그래도 땅에 뿌리니 자라네"<br/><br/>하고 스치듯 생각을 하며 이쁜 콩꽃을 바라본 적이 있었다. " 이놈은 크도만케, 저놈은 잘 보이지도 않네"하면서 바라보았었다. <br/><br/> <br/><br/>오늘이다. <br/><br/>아침부터 찌는 듯 더웠다. 막바지 더위가 정말로 심했다. 그래도 그 더위 느끼면서 매일처럼 농협 입금가려고 나서는데 갑자기 소나기 한줄기 쫘악 쏟아진다. 잠시 기다리니 어느새 소나기 다녀가셨나 할만큼 활짝 개면서 가을바람이 느껴진다. 그 심하던 더위가 글쎄 확 달아나서 어디론가 가 버렸다. <br/><br/>괜히 신이나서 입금하러 길을 나선다. <br/><br/>한울님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위에 숨통이 막힐 듯 했는데 갑자기 가을바람이라니..<br/><br/>그렇게 소나기님과 한울님과 바람님을 생각하면서 콩밭을 지나는데 가슴이 너무 벅차오른다. <br/><br/>한울님의 덕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크신 한울님 덕을 우리가 매일 먹고 살고 있다니..<br/><br/> <br/><br/>콩님들께서 글쎄 한울님의 덕을 여름내 그렇게 맛있게 먹고 그렇게 자라 있었다는 것을.<br/><br/>빛과 바람과 비와 공기와 그리고도 그것을 키워주신 어머니 같은 땅속에서 한껏 한울님이 주신 밥을 먹으면서 어느새 밭 가득 덩실덩실 가을바람에 흔들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br/><br/> <br/><br/>나는 어떻게 태어나서 어찌하여 자라고 있는가?<br/><br/>나는 한시도 한울님 덕없이는 살 수가 없지 않은가? <br/><br/>힘들어도 한울님 덕으로 살아나서 저리 춤추는 콩님들이나 나나 다를게 무엇인가?<br/><br/> <br/><br/>가슴이 뛰고 벅차고 저절로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br/><br/>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br/><br/>"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 만사지"<br/><br/> <br/><br/>이 모두가 한울님이 하시는 일이고 쉴새없이 생명을 통해 또다른 생명을 나게 하시고 그 속에서 언제나 존재하시는 한울님이셨다. <br/><br/> <br/><br/>한울님의 말할 수 없이 크신 덕과 이것을 알게 하여주신 스승님들의 은혜를 생각하면서<br/><br/>나는 다른사람들이 한울님 덕을 진심으로 느끼게 되도록 어떻게든 애쓰고 싶은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세상사람들이 이 진리를 깨닫고 그 마음을 하나되게 하는 날까지 나도 열심히 다른사람을 위해 덕 쌓고 한사람이라도 더 마음공부하도록 도와야 되겠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br/> <br/> <br/><br/>이 글을...(0) <br/> 최신목록 목록 윗글 아랫글 <br/> <br/> 고온자 : 잘 읽었습니다. 한 순간도 한울님을 잊지 않고 생활하시는 소나무님 , 많이 배우겠습니다. 또 좋은 글 부탁합니다 05.08.23 13:29 <br/>답글 <br/> 박영화 : 보드블럭 틈사이를 비집고,, 뿌리를 내려 생명이 움틀때,,한울님 조화를 느낍니다,,산을 무지 막지로 깎아서리,, 생살을 에인듯한 산자락을 볼때,, 마치 내 살갗이 아픈듯 ,,마음이 시려오더군요,, 그러나,,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살갗에 상처가 아물듯,, 그곳에도 새생명이 자리잡고,, 푸른색을 찬란히 띠고 있더군요,, 05.08.28 00:00 <br/>답글 <br/> 박영화 : 항상 땅 어머니의 수고로움과 하늘 아버지의 조화를 생각하며,, 그 덕으로 살아가는 우리 자식들은,, 항상 그은덕을 잊지않고 ,,그명에 어김이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05.08.28 00:01<br/><br/>우리어릴적 어른들 말씀이 소똥이 굴러가도 웃음보가 터질 나이라서 한창 좋은 때라고 하시든 말씀이 문득떠오르네요<br/>우리동덕님들 글이 정말 보배와 같이 느껴지네요<br/>다시 읽어 보아도 넘 좋아서리 이렇게 댓글까지 펌 해왔습니다<br/>한울마음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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