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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사님 묵묵부답 : 아서라, 아서시라 -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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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회 3.1절입니다. 우리 천도인들은 훌륭하신 조상님들을 스스로나마 자랑스럽게 기리는 날입니다. 주인은 집을 비우고 객들이 주인 노릇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앞으로 제집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기도 합니다. 3.1 그날의 함성이 귀에 쟁쟁하고 선열들 성령의 꾸지람과 채찍이 우리의 온몸을 다시 감싸고 있습니다. 내년 포덕150년, 90회 3.1절에는 보다 떳떳한 우리, 정상적인 교단의 모습을 보여야 하겠습니다.<br/><br/>  대신사님께서는 오늘아침 “의암을 배워 따르라”고 말씀하십니다. 여세동귀(與世同歸), 용시용활을 제대로 하신 의암성사님의 상황 적응적인 결단과 실행을 본받아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라는 엄명이라 생각됩니다. 제2의 현도준비위해 먼저 10년계획 세워 교단변혁(變革)의 일대 전환을 결행하라는 교시인것 같습니다. 10년을 기약하신 동학말기의 성사님 외유는 대고천하(제1현도)를 가능케 했고 국치이후 10년 계획하신 나라 찾기는 마침내 기미만세운동으로 이어진 역사적 교훈을 배워, 이즈음의 실정에 맞게 그대로 따라하라는 말씀입니다. 수심정기(守心正氣), 솔성수교(率性受敎) 하지 않는 무위이화(無爲而化)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은 오직 실천이고, 그 수행주체는 어느 한 지도자가 아니라 천도인 전체여야 합니다. 하루빨리 중앙총부가 그런 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br/><br/>  그런데 최근에 징계파동과 청수변고로 야기된 교단의 불협화음은 몇 달이 지나도록 그대로 암중모색입니다. 평행선, 아니 이제는 정면충돌의 양상까지, 3.1운동이후 끊임없이 그렇게 반복하고도, 아직 싫증이 안 나는 모양입니다. “내편 네편”과 “내옳고 네그르지” 하는 갈등의 오랜 근원이 그 얄팍한 소위 교권, 이권과 연계된 고질적인 것이라 하는데, 글쎄요, 대신사님께서는 이를 두고 무어라 하실까요 ? 요즈음 사태에 대해서는 아예 아무말씀도 없으십니다. 묵묵부답(黙黙不答)일뿐, 오직 “아서라, 아서시라” 하시며 들릴 듯 말듯 혼자 속으로만 걱정하십니다. <br/><br/>  우리는 지금 무엇인가 판정을 내려야 할 난처한 입장에 놓인 것 같습니다. 임기를 채우든, 그렇지 않든 한번 확인하는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까지 와 있습니다. 그냥 넘어가기엔 일이 너무 크게 번졌습니다. 그래서 대의원 1/3이상의 연서에 의한 임시대회 소집요구가 추진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차피 대회가 불가피하다면 여러 대의원 번잡하게 하지말고 아예 소집권자이면서 원인 제공자인 한사람이 당당하게 대처하는 것이 천도인의 순리일 것입니다. 이번 사건이 어떻게 귀결되던 앞으로 더 큰 우려는 그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번 결과에 상관없이 잔여기간 2년은 교헌개정 등 교단 탈바꿈의 계기로 잘 쓰여져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의원이 아닌 청장년층의 참 수운 제자들이 올바른 시대인식과 핵폭발(核爆發)의 확신을 갖고 변혁의 중심축에 서 주시면 좋겠습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과 변화(vision and change)의 실천이라 믿습니다.<br/><br/>  저는 벌써 몇년째 “의암성사기념사업회” 결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3.1절에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이는 의당 총부가 주관, 발의하는 형식이어야 하나 지금 당장 그럴 형편이 아니라면 일반 교인중에서 그런 의지와 능력이 있는 동덕들이 나서야 할 것입니다. 현재 진행중인 춘암상사어록비 건립과정이 하나의 좋은 예입니다. 성사님 행적은 이 시대 포덕의 재원으로 너무나 훌륭하십니다. 해마다 열리는 봉황각 행사에 박수를 보냅니다.<br/><br/>  대신사님께서는 당분간 아무 말씀도 안 하실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번 고비를 잘 넘기고 새로운 미래상을 정립하게 되면 그때 무슨 말씀을 다시 하시게 되겠지요. 편히 쉬십시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br/><br/>- 진암  朴 永 寅  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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