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연따라 흘러들어온 천주교인입니다.
페이지 정보
본문
도올 강의를 듣다가 동경대전이었나요?
그 서두의 내용(부적을 태워 마셨는데 사람마다 효험이 달랐다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을 읽고
사람냄새 나는 경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유학자들에게 박해를 받는 수운선생님에 대한 묘사를 보며
천도교의 이치가 어떤 면에서는 성경이 전하는 이치와 다르지 않음도 체감했습니다.
저는 성균관대학을 다닐 때 종로를 거닐면서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작은 깨달음들을 얻고
말씀들의 세계에 빠져들어 신비한 체험을 하기도 하여,지금의 천주교에 입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알게 된 신앙은 천도교분들이 말하는 믿음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저는 서양이 말하는 신 앞의 평등을 넘어서 신과 인간의 평등과 협력을 믿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지금 천주교에서 하는 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
그 원류를 따지자니 천도교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또한 서울의 각종 유적들에서 그 자취를 찾기도 했구요.
제 청소년기를 산 정신의 고향 경주에서 시나브로 한국의 정신에 깊이 녹아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무언가를 잃어버렸는지 모른 채 찾는 행위를 반복하다 보니
구해진 것은 지금 여기의 세계, 지금 여기의 텍스트와 사회 그 자체와 닮아버린 저였습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배운 공부들이 깨우쳐 준 어린 시절 저의 잘못된 편견, 인간중심적 사고, 서구의 침략적 사고, 과학이라는 좁은 세계, 선악이분법, 명분을 위해 만들어진 표층적 세계관,아집 등등.
그 모든 것을 깨고 나니 비로소 하늘이 보였고 하늘이 곧 길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남은 것은 참으로 비싼 세례를 치렀다는 깨달음과 늦어버린 나이뿐이었습니다.
그러한 모습과 닮아 계셨던 수운선생님(?)의 모습을 읽고 나니
나는 분명히 catholic한 길을 걸어왔노라고 자각하였습니다.
그 길은 균형점이자 어떤 기적의 금서목록을 찾기 위한 등대와 같은 것이었구나 깨달았습니다.
모순과 중첩, 역설이 없는 삶은 음미할 수 없는 것.
그러한 고뇌 끝에서 대한민국의 실존과 가장 맞닿은 종교는 천도교가 아닌가 하는 깨달음에 이르렀기에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각설하고 일단 가볍게 천도교의 문화를 참관해보고 싶은데요.
천도교도 일요일마다 미사같은 것을 드리는지요?
언제 찾아가보면 제일 좋겠습니까?
- 이전글여성회본부 임원진과 서울 인근지부회원님들 성사님 생가 성지순례 18.06.28
- 다음글올가을 경북 울진에 가 있으면서 한컷씩 18.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