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운의 막바지와 춘삼월 호시절 -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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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일, 못난 천도인들의 아귀다툼하는 불협화 현장을 보시고 “아서라, 아서시라” 들릴 듯 말 듯 혼자 속으로만 걱정하시던 대신사님께서 그 후 묵묵부답 아무말씀도 안하시더니 3월10일에 대의원 1/3이상인 105인 연서로 임시대회 소집을 요구한 다음에는 아예 어디 가셨는지 뵐 수가 없습니다. 아마 구미용담에서 새해에 우리 곁으로 이성환신(以性換身) 하시었다가 다시 이신환성(以身換性), 무왕불복지리(無往不復之理)를 몸소 가르쳐 주시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저는 지금 대신사님 말씀을 천아(天我)로써 직접 들을 수는 없지만 요즈음 징계파통에 이은 청수변고관련 사태에 대하여 인아(人我)로써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쇠운의 막바지에 춘삼월 호시절을 대비하라, 수심정기, 솔성수교하면 그때가 저절로 올 것이다〔化出於自然之中, 無爲而化〕”
우리는 왜 쇠운의 벼랑끝(brink of declining fortune)에 아직껏 천도인으로 남아 있나요 ? 조상때 부터이든 스스로 입교했든 겨우 백년 객체의 인아로 살아가면서 남들이 선호하는 그 많은 선천종교, 그 큰 교세의 동귀일체 왕국을 마다하고 다 쓸어져가는, 심지어 이러다가는 곧 망한다는 말까지 거침없이 해가며 왜 각자위심의 이 왜소집단을 떠나지 못합니까 ? "하는 동학“은 좋은데 “믿는 천도교”가 어떻고 하면서 침을 뱉고는 왜 그 주변에서 맴돌며 무임승차(無賃乘車, free riding) 하시나요? 지도부 바뀔 때마다 철새가 되는 것이 즐거워 경운동 일대의 둥지를 떠나지 못합니까? 장안에서 주문소리 우렁차던 삼백만교인(현재 연월성 기준으로 연간 수천억 세입) 어디 다 가게하고, 십리, 백리에 한사람씩 이제 몇천명(연간 수억)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판국에서 무딘 목검으로 서로 대결하면 그 뒤 승부의 결과는 어찌 되는 것인가요? 진정, 진정으로 “아서라, 아서시라” 입니다.
아직도 천도교인인 우리 각자는 모두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 그 대답은 아주 명확합니다. 동학혁명의 할아버지와 3.1운동의 아버지 후손으로 어려서부터 천도와 4계명을 배워 그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하며 살아본 결과, 인아로써 천아를 그런대로 깨닫게 되어〔以人爲天, 人乃天〕저 개인이 최선의 성취〔the best actualization/ accomplishment, 地上神仙 ?〕가 가능한 것을 실증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희〔從心所慾 不踰矩〕에 접어든 이제 이러한 저의 경험을 후진들에게 알려주고 후천5만년의 무극대도〔天道〕가 그 정체성마저 우려되는 이 시대의 암울한 상황을 극복〔孵化〕하는데 일조가 되고 싶어 오늘도 오관에 정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쇠운종식, 성운전환의 장기적인 과제가 주어진 소임이라 생각하고 단기 문제에는 관심이 적습니다. 천도교에 무엇이든 주고만 싶을 뿐 받으려고 하지 않는 심정입니다.
천도인으로 제가 지난 50년간 세계를 돌아다니며 보고 듣고 배운것을 참고로 하여 오늘날 우리 교단의 총체적 비정상(總體的 非正常)을 세계기준(global standard)으로 정상화 시키는 일대 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것이 저의 기망(企望)입니다. 이의 실천을 위해 먼저 인아의 객체로 할 수 있는 100년, 50년, 10년의 미래학과 비전을 설정, 실행하고 그 다음에는 천아로 장생하여 그 성과에 만족하면 된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그 첫 장애물이 바로 중앙총부라는 사실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기미운동 이후 일부 사이비 지도층들이 중앙집중 체제에서 역천(逆天), 역리(逆理)해온 것입니다. 우리 천도인들은 다 알고 있는 일사위법(日事違法)이 분명하지요. 그러므로 천사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벼랑끝으로 치닫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빅뱅〔大機一轉〕이 일어날 것입니다. 영사(靈師)님에 의한 질책성 청수변고가 하나의 신호탄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총부 안팎에서 진행 중인 난교난규(亂敎亂規)는 천의대로 귀결되어질 것입니다. 아무리 호가호위(狐假虎威)의 현직을 과시하고 결자해지(結者解之)를 피해가려 해도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춘삼월호시절〔포덕 150년대의 “비전10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천도네티즌들의 분발이 필요합니다. 단기적인 인아의 테두리에서만 실망하지 맙시다. 대화를 통한 합의과정이 제도화 되어 있지 않아 비록 짜증나고 더러는 밉더라도 우리는 얼마 안되는 소수의 동덕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사문에 없는 법을 혼자 지어내고 억지 해석하려고 하지 맙시다. 후천종교의 뿌리를 흔들어서는 안 됩니다.
대신사님께서는 가엾은 우리들의 이번 대회 관련 일 처리를 보시고 다시 오시겠지요. 경천명, 순천리는 우리 모두에게 깊이 스며있는 가르침일 것입니다. 현행 대의제도인 교헌정신을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계절의 봄과 성운의 춘삼월은 어김없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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