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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일기념일에 크게 야단맞고, 그리고도 박수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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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 특별기도를 마치고 어제 144주년 지일기념일에 저는 중앙총부 대교당에 나갔습니다. 앞자리가 많이 빈 가운데 의절에 따른 예식을 봉행하고 근래에 함경도에서 내려 오셨다는 두분 동덕의 소개를 받았습니다. 비교적 짧게 잘 짜여진 기념사낭독 이전에 요즈음 일간지에 천도교관계 기사가 계속 실리고 곧 천도교 대표가 재미한인사회 모임에 참석하는 등 바야흐로 산하대운이 진귀차도하는 분위기라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오늘의 기획 행사인 “동학지도부의 동학혁명 참가와 수난과정” 강연회는 기념식 직후에 거행되었습니다.<br/><br/>  저는 지난 8월6일 이 게시판을 통하여 해월신사님께서 쫓겨다니시면서도 씨 뿌리고 나무 심으신 행적의 참뜻을 되새겨 이 시대에 사는 우리들도 먼 훗날을 바라보고 오늘 할일을 찾자는 말씀을 올렸습니다. 과거에 역사적으로 큰 일이 많았던 8월인지라, 최근에 다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범상치 않은 이슈들, 특히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23명의 피랍은 우리 국민의 마음을 가볍지 않게 하는바가 있고 우리 천도교인들에게는 의암성사님의 고액권 인물도안 선정 과정과 함께 당면한 교세의 무력함을 통탄하지 않을 수 없어 지일기념 맞아 신사님의 개벽운수(중일변), 용시용활(소일변), 실천궁행(현도회)을 다시 강조해본 것입니다. 후천오만년의 상승 에스컬레이터가 아니라 현재 하강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으면서도 그 계단이 정상인 것으로 알고 편안히 서서 내려간다고 걱정만 하는 일반 동덕들, 그리고 올라가야 한다고 말만하는 유형의 원주직 한울님이 하도 안타까워 무형의 한울님 입장에서 생각한 것입니다.<br/><br/>  사실에 있어, 탈레반 테러의 근원은 두 종교간의 근본주의/원리주의(fundamentalism)에서 찾을 수 있고 십자군전쟁 이래의 갈등은 앞으로도 오래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역사적 현실을 실제 겪으면서 느끼는 것은 선천종교의 체질로 수천 년 살아온 인류가 후천개벽의 무극대도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 임무의 초기단계를 맡고 있는 천도교는 그를 위해 오늘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한편 부럽기도 한 것은 외래 종교인 그들이 한국에서 크게 확대, 성공하여 이제는 그 종교의 발원지 근처, 그렇게도 싫어하는 종교적지에까지 가서 선교활동을 하려다가 테러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광기어린 한국인의 신앙심과 단결력을 보면 의암성사 당시에 경험했듯이 우리 천도교도 언젠가는 한국인의 환영 속에 파고들어 포덕천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가능성/기회도 엿볼 수 있습니다. 어떻든 그 한국인, 그 추진력이 진귀천도(盡歸天道)하길 고대합니다.  <br/><br/>  어제 기념식후 강연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때는 대신사의 시천주사상이 X경을 바탕으로 개발하였다고 딴 데서 말하는 사람을 데려다가 식후 행사를 메꾸기도 했는데 이번 연제는 동학혁명이 바로 해월신사님을 비롯한 의암성사 등 동학지도자의 역할이 절대적 이였다고 말한 때문입니다. 그리고 학자의 시각에서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고 현장답사에 열중한다는 점은 경의와 감사를 받을 만 했습니다. 아울러 동학과 동학혁명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이 고마우면서 왜 “천도”를 탐구하는 연구자는 적은지 아쉽기도 합니다. 우리는 지나간 “동학” 역사에 못지않게 무극대도인 천도 진리를 연구/천명하여 후천의 세계종교 기틀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오랜 바램인 것입니다. <br/><br/>  동학혁명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신영우 강사의 천도교에 대한 애증은 남다른 데가 있는 듯싶었습니다. 보은 성곽과 대도소 관련 부분에서는 매우 격양된 표현도 했습니다. 연구자가 행정당국과 천도교에 애원하다시피 했는데도 오래전에 발견한 보은성의 잔재마저 이제는 축사의 일부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14년전에 천도교교령 만나 잘 보존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나 그저 말뿐, 마침내 신교수는 큰소리로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분명 그때의 당사자는 어제 맨 앞자리에 앉아계신 여섯명 전 교령중의 한 분이었을 터, 글쎄 어떻게 반응하셨는지, 아니면 아예 귀가 어두워 듣지 못하셨는지, 우리의 쇠운지속 양태를 그대로 보면서 교당안의 모두는 크게 야단을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천도교는 무엇하고 있느냐? 제 조상 자랑만하고 유적, 유물, 명예회복, 무엇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힘이 없습니다. 사람과 돈이 모자랍니다. 하지만 앞으로 신사님 명교대로 중일변, 소일변 해나가겠습니다. 아마도 이런 생각에서 참석자들은 야단을 크게 맞고도 마지막에 우뢰같은 박수를 쳤을 것입니다.<br/><br/>  우리는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방식의 통신수단 밖에 없습니다. 대내적인 미디어라야 겨우 월간이고 그도 형식위주일뿐 생명력이 부족합니다. 제가 게시판에 이런 글 쓰는 것이 위신상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분도 계시지만 겨우 100명 내외의 살아 숨쉬는 젊은이에게 나마 우리 내부의 동정을 알려드리고자 저의 심경을 토로하는 것입니다. 한울님, 스승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감응하옵소서<br/><br/> - 진암  朴 永 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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