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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그럼에도 하루가 갑니다.(세월호 희생부모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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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영
댓글 0건 조회 2,173회 작성일 14-05-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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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하루가 갑니다.(세월호 희생부모입니다
오늘도 저희부부는 유가족대책사무실을 오가며
진도에 남은 애들이 빨리 부모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랬습니다.
어떤 분이 묻더군요. 저희 가정사를...네 맞습니다. 저희 재혼가정입니다.
저는 타자를 빨리 치지를 못합니다. 지금도 제 아내가 제 말을 받아적고 있습니다.
"좀 살만하니 힘든 일이 온다"라는 말...통감합니다.
사고당일 학교에서 진도 내려갈 때 대부분의 부모가 구조되었고 아무문제 없다는 말에
아이 옷까지 챙겨서 갔습니다.
몇 번의 번복 끝에 우리아들이 실종자에 있다는 것...내려가서 알았습니다.
해경이나 관계자들은 계속 우왕좌왕하는 학부모들에게 대표회의만 하자고 했고
브리핑도 매번 비슷한 내용으로 시간만 갔습니다.
저희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냥 믿었습니다.
모두가 잘 구조될 꺼라고
....나중에는 몇 명은 구조되겠지...
그리고 나중에는 생존자가 있겠지.........
이제는 압니다.
모든 게 시간을 끌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오늘은 안산 시내에 걸려있는 "무사귀환" "생존"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정녕 우리 아이들것이 아님을 알기에 그 현수막을 우리가 원하는 것으로
바꿔달라고 분향소 현장에 계신 담당자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문구를 달래서 밤새 생각한 문구도 줬습니다.
"생명보다 중요한 게 무엇이었습니까?"
"내 아들 딸들아 보고 싶다"
"성금은 마음만 받겠습니다"
"변명없이 찾아주세요" 등등...저희의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담당자는 시청에 연락하고 해준다고 했습니다.
성금 관련 현수막은 아직도 성금을 받고 있는 곳이 있기에
전국분향소에 걸어달라고 했습니다.
아침에 부탁한 현수막이 소식이 없어서 전화를 했더니 시청담당자가 자리에 없답니다.
연락처 달라니까 연락해준답니다.
전화가 왔습니다. 절차가 있답니다.
처음에는 얘기도 없었던 절차
그 문구가 안행부로 넘어가서 문구검토를 거친후에 해준답니다.
안행부.... 절차....
내일 아니 오늘 아침이 되겠네요.
진도로 저희는 못 찾은 실종가족에게 힘이 되고자 내려갑니다.
피켓이나 어깨띠가 필요하다니까 선뜻 해준답니다.
문구를 달래서 "아이를 엄마품으로"등등 문구를 줬습니다.
오후에서 저녁으로 시간은 가고....연락이 없습니다.
확인전화 했습니다.
다된 저녁에 못해준답니다.
법에 저촉된답니다.
현수막도 문구가 자극적이랍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무엇이 자극적입니까? 이게 거짓입니까? 구조헬기30대 띄웠다고 하고선
헬기는 보이지도 않는 게 거짓이지 우리가 거짓입니까?"
당황하면서 자극적이란 말은 취소한답니다.
그리고 그냥 침묵합니다.
결국 저희 내일 진도 가는 데 아무것도 준비 못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이 사람들... 지체 지연 변명에는 따라올 사람이 없구나...
진도에서와 똑같이 여기도 역시나....입니다.
저희부부..진도 첫날부터 아이 찾는 날까지 있었습니다.
팽목항의 첫 날 밤은 아주 조용했습니다.
보도와는 다르게 정말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제 친구들도 제가 말하니 아무도 안 믿었습니다.
설마..보도에는 엄청나게 최선을 다하던데...라고
현장에 와보라고 했습니다. 답답해서...
이제는 무섭기까지 합니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안하겠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20여년 직장생활만 하던 제가 무엇을 할수 있겠습니까?
조직적이고 거대한 이 벽 앞에 그냥 눈에 아른거리는 아들의 얼굴 생각하며
분통 터뜨리는 것 외에는...
참...저는 바보 같습니다.
제 아들...큰 소리 치는 것 참 싫어합니다.
근데 이번에는 몇 번 큰소리도 쳤습니다. 그래야 잠깐 들어주는 척 합니다.
두 아이 홀로 키우며 6년을 그저 그런 지친인생 살다가 이제야 남들처럼 제대로 된
가정 만들어서 이게 행복이구나 하고 살았는데....
겨우 2년 만에 이런 참담한 사고로 아이는 이미 없습니다.
노래도 모르고 친구도 별로 없었던 아무것도 모르던 아이가 이제 겨우 엄마가 준
엠피쓰리에 노래저장해서 흥얼대고 셔플댄스라며 보기만 해도 웃기는 댄스를 보이며
노래방에 가서 마이크도 잡았던 게 4월초였습니다.
친구 집에서 자고 오기도 하고 친구도 데려와서 잤는데...
그 친구들도 다함께 떠났습니다. 한명도 빠짐없이...
4월초 가족회식 때 노래방에서의 그 순간 모든 가족이 신나고 행복했습니다.
부족한 월급이지만 이제 좀 맘의 여유가 생겨서 아이들 앞으로 몇 만원짜리
적금도 들었었는데...
아내가 울면서 하는 말처럼 해줄게 많았는데...
저는 그 아이가 떠나도 메세지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두렵습니다.
내일 그 다음날..그리고 우리가족의 미래가...
그래도 오늘 또 하나의 선물을 만났습니다.
우리아이 학교총동문회에서 찾아왔습니다.
펑펑 눈물을 쏟으며 미안하답니다.
1기 선배인데....저희를 찾아오기가 힘들었답니다.
어디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답니다.
학교에서도 알아볼 수 없었답니다.
뭐든 돕고 싶답니다.
저는 무엇이든 도와 달라 했습니다.
우리아들에게 이렇게 괜찮은 선배가 있었다는 것에 또 잠시 감동이 왔습니다.
저희를 이끌어주는 선생이나 교직원은 없어도 선배가 있으니
이제는 학교가 밉지 않았습니다.
저희 아이들만의 학교가 아니라 이 선배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후배가 있으니
학교는 꼭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존자 아이들이 힐링캠프 간다고 해서 좀 섭섭했지만 그것은 부러움이겠지요.
내 아이가 그곳에 동참할 수 없음에...
아니 2학년 전체가 다 갈 수 있는 캠프였으면.....
안산고대병원에 제 아이와 같은 반 아이가 4명이나 장례식중입니다.
그리고 다른 병원에 한명..
저희 반 유가족이 오늘 조문을 했습니다.
제가 조문객이 되어 가보니...한 병원에 4명...도대체 우리의 무지가,
그들의 권력이 애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건지... 기가 막힙니다.
더욱더 가슴 아픈 일은 아이들의 시신상태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답니다.
이제는 진도에 계신 분들이 찾기만이라도 해달랍니다.
제발...내 아이를 찾기만이라도 해달라는 것...그게 그리 큰 요구인가요?
아시다시피 모두가 소시민인 저희는 이일을 감당하고 나아갈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습니다. 단지...저희부부는 아이에게 두려움으로 못한 일이 있다는 부끄러운 부모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는 더 큰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죽음을 맞이했을 겁니다.
저희부부는 이일을 계기로 목소리를 높여야 그나마 쬐끔 들어주는 공권력과
이세상의 권력층에는 더 이상의 진실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같은 아픔 같은 고통을 나누는 유가족과 스스로 찾아와서 펑펑 울며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의 사고에 아낌없는 도움 주겠다는 선배들, 그리고 멀리서 또는 가까운데서 저의 말을 들어주고 다독여주시는 국민여러분이 있는 한 언젠가 진실은 밝혀지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아들이 그저 일상에 바빴던 우리부부를 참 많이도 깨우치게 합니다.
엄마아빠 바보라고 정신 차리라고 하나봅니다.
대통령도 저희만의 대통령이 아니지만...국민의 한사람으로 부탁합니다.
진도에 있는 아이들 한명도 빠짐없이 엄마 아빠 품에서 한번이라도 안겨보게 해주세요.
제발 구할 수 있는 생명 내버려두듯이 지체하지 마세요.
이제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은 그만해야겠습니다.
많이 힘이 드는군요.
지금의 제 마음이 시간이 가면서 변절되지 않기를 여러분이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제 글을 한줄한줄 읽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많은 선량하신 국민여러분 감사했습니다.
또 늦게나마 저희의 진실된 말을 들어주고 언론에 올려주신
언론방송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이빙 벨 동영상 클릭 : http://www.youtube.com/watch?v=uWTOx5wfYxA&feature=player_embed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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