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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천도교중앙도서관
댓글 0건 조회 2,266회 작성일 18-08-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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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afe.naver.com/chondogyoli/32
(1) 제3차 독서공방은 김상봉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파국과 개벽 사이에서― 20세기 한국철학의 좌표계>라는 글을 읽고 진행하였습니다.

(2) 일반 책으로 50쪽 남짓 분량의 '논문'이었습니다. 분량은 '적었지만' 결론적으로 오늘 1시간 30분 남짓 이야기한 끝에 진도(이야기해야 할 것/이야기하고 싶은 것)의 1/10일도 채 진행하지 못하여, 다음에 다시 한번 더 이야기하기로 하였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정말 쉴 틈 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도 그러하였습니다.

(3) 이 논문은 대동철학회(大同哲學會)라는 철학연구소의 2014년 춘계 학술대회(“우리 철학 어떻게 할 것인가? ― 수입 철학과 훈고학을 넘어서”, 조선대학교 우리철학연구소 공동주최, 조선대학교, 2014.5.24)에서 발표한 발표 논문을 그날의 토론 내용을 반영(수정)하여 [大同哲學會 논문집] 제67집(2014.6)에 수록한 것입니다.

(4) 이 논문은 "우리 철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다소 '도발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5)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철학'이 언제, 어디서부터,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가에 답해야 했고, 결론적으로 필자는 '우리 (근/현대) 철학'은 동학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답변으로부터 시작합니다.

(6) 동학이 내놓은 혹은 시작한 한국 근대 철학은 '파국'이라는 좌표를 따라 흐르는 흐름과 '개벽'이라는 좌표를 따라 흐르는 흐름, 크게 이 두 가지 흐름으로 전개되어 오는데, 전자는 유영모, 박동환 등의 철학자들이 자리하고, 후자에는 '함석헌' 등의 철학이 자리한다고 말합니다.

(7) 그리고 유영모-박동환 등의 흐름 위에 놓인 철학자 군(계열)과 함석헌 등의 흐름 위에 놓인 철학자 군(계열)도 소개를 하는데 그들은 현재도 왕성한(?) 철학적 활동을 계속하므로 무한한 가능성 / 미완의 진행형이라고 이야기하며, 그 추이를 계속해서 살펴보자고 이야기합니다.

(8) 필자가 한국 철학이 동학으로부터 시작되어 그 궤를 달리하며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는 데서 알 수 있다시피, 유영모든 함석헌이든, 박동환이든 그들의 철학은 모두 동학의 철학 속에서 그 원형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들으면 동학(천도교)인들은 그들 철학자들이 '동학 철학'을 배우고 익혀서, 그것을 자기 나름대로 재해석하고 혹은 원용(?)하였기 때문에 그런 유사성이 나타난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입니다. 오히려 그들이 그렇게 철학함으로써, 동학의 철학적 가능성과 잠재성이 구체화되고 현실화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9) 또 하나, 예를 들면 함석헌의 다음과 같은 언설들은, 그로부터 동학-천도교인들이 떠올릴 수 있는 의암 손병희 선생의 말씀들에 대해서 동학-천도교인/기존의 동학연구자들(주로 역사학-사상사)이 얼마나 게으르고 '생각없음'에 노출되어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함석헌의 삶을 바꾸고 20세기 한국 역사의 운명, 아니 더 나아가 현대 한국 철학의 운명을 바꾼 사건이 바로 3.1운동이다. (중략) 3.1운동이 실패로 돌아간 뒤에 남은 것은 물음이었다.

실패는 섭섭하지만 실패처럼 값어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합니다. 만세를 부르면 독립이 될 줄 알았다가 그대로 아니되는 것을 본 다음에야 한국의 씨알은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함은 곧 알듦입니다. 3.1운동 이후 우리 민족이 허탈감에 빠지지 않고 자라기 시작한 것은 깊이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위 배경색 부분은 '김상봉 논문 인용 - 그중 이탤릭 부분은 '함석헌의 글' 인용부분임)

위에서 함석헌은 "3.1운동이 실패"(당장의 독립을 쟁취/성취하지 못함-박길수 주)한 것은 섭섭하지만, 그 결과로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 것과 "만세를 부르면 독립이 될 줄 알았다가 그대로 아니되는 것을 본 다음에야 한국의 씨알은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최대의 성과로 꼽습니다. 이것은 의암 손병희 선생이 일찍이

"겨레의 가슴에 독립 정신을 심어주어야 하기때문에 꼭 만세를 불러야겠소."

라고 하셨던 바로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동학-천도교인이든, 동학 연구자든 의암성사의 이 말씀을 3.1운동과 독립정신, 그리고 독립정신의 연장선상에서 광복으로 이어지는 맥락에서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나 함석헌 선생의 저 말씀을 읽으며, 참석자들은 의암 선생의 그 말씀에서 독립정신은 일본에 대항하여 독립의 의지를 잃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조선인 / 백성 / 민중 / 사람으로서 '생각'을 한다는 것, 내가 누구이고, 나는 왜 자주민임을 자각/선언/운동 해야 하고, 그렇게 해서 이룩하고자 하는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일이었음을 새삼스럽게 확인하였습니다.

저 말씀은 독립운동의 지도자로서만이 아니라, 그보다 큰 종교지도자로서, 천도교의 3세 교조로서, 우리가 이 세상에서 "생각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 살아가야 한다는 당위와 이유에 더하여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가르침과 훈령(訓令-師命)으로서 하신 말씀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인식하였습니다.

(10) 그뿐이 아닙니다. 의암 손병희 선생이 이 말씀을 하신 후 독립만세를 부르시고, 약 1년 후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었을 때, 정광조 선생이 청년들의 "천도교청년교리강연부" 결성 소식을 들고 면회를 갔을 때 의암 선생이 "아무렴, 그럴 걸, 내가 이 일(독립운동)을 하는 까닭도 그러자고 하는 일이지"라고 하신 말씀의 의미도 새삼스럽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청년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길로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의암 선생은 청년들이 '교리강연부'를 만든 것을 단지 '청년들'의 일로만 본 것이 아니라, 천도교인 일반, 나아가 조선사람 일반, 나아가 온 세계 약소민족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공부하며, 스스로 행동하는 길로 나아가는 후천개벽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는 그 시선, 그 눈길을 어렴풋이 알아내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11) 위에 적은 내용이 1시간 30분 중 약 30분 동안의 이야기 내용입니다.

(12) 그 밖에 3.1독립선언서의 내용, 철학과 학문의 내용, 유영모-박동환이 '언어'를 중시하며 철학을 했다는 것의 의미, 동학을 '철학'으로서 공부한다는 것의 의미, 오늘날 동학(천도교)의 위상과 다른 사람들이 동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하는 것과 천도교단 내부의 시선, '동학 환원주의'의 오류와 문제와 걱정스러움, 지피지기라야 백전불태라는 말과 오늘날 천도교단의 형편 등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2/3)

(13) 또 특히 오늘의 천도교인들이, 우물안개구리 / 아전인수 / 근시안-단편적사고를 벗어던져야 사람구실/천도교인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유영모, 함석헌, 박동환은 그들의 철학 속에서 거의 동학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았거나, 겨우 '비판적'으로 언급하는 데 그쳤지만, 정작 그들의 철학적 골간은 동학의 '파국-개벽'의 묘합의 구조의 한축 또는 양축을 훌륭하게 계승/심화/발전시켜 냈다는 점도 잠시 언급하였습니다. (3/3)

(14) 이렇게 이야기가 끝을 모르고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동안 논문의 본문은 겨우 두세 대목만 인용하였을 뿐입니다. 그 밖에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너무도 많았는데 말입니다. 하여 오늘로부터 만 1개월 후 다섯 번째 '독서공방'을 이 글을 읽은 소감으로 다시 한번 더 진행키로 하였습니다. (박길수)

(15) 네 번째 독서공방은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오구라 기조 지음, 조성환 옮김)"입니다. (8월 28일-화, 오후 5시, 천도교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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