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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갑식
댓글 0건 조회 2,086회 작성일 18-07-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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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철 복날이면 자가 밭에서 수확한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얇게 밀어 마당 가장자리에 걸어 둔 백철솥에 금방 민 칼국수에 감자와 호박을 숭숭 썰어 넣고 멸치 한줌을 투하, 가만있어도 땀이 절로 쏟아지는 저녁나절 보리짚으로 불을 지펴 땀과 연기의 범벅으로 탄생한 엄마표 칼국수를 아시나요!
마당 한켠에 멍석을 펴고
온 식구들이 둘러 앉아 땀을 뻘뻘 흘리며 맛있게 먹었던
그 칼국시가 먹고싶다.
정제를 하지 않은 토종밀가루 탓에 색상이 누렇게 탁했어도
구수한 엄마표 손맛을 잊을 수가 없다.
저녁을 먹고 어둠이 찾아들면
마당 한켠에 매캐한 모기불을 피워놓고 가끔씩은 종일 우물에 줄을 매달아 넣어두었던 수박을 꺼내 시원 달콤한 수박파티가 벌어지기도 했던 저녁 한때...^^
현대식의 고급스럽고 위생적인 코스요리는 아닐 지언정 당시는 복달임의 여름 특식코스였다.
복날에 국수를 먹으면 명줄이 길게 늘어난다며 힘들고 귀찮았지만 가족들의 무병 장수를 위해 팔을 걷어 붙쳤던 엄마의 힘 그 희생이 새삼 그리운 게 다.
옛날 얘기가 되고 만 그때 그시절식구는 많고 먹거리는 부족한지라 밀가루 칼국수로 늘여 먹었다고 칼국수란 명칭보다는 '늘음국',이라
불렀던 칼국시...^^
그 어원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지만그렇게 짐작만 할 뿐이다.
4년 전까지만 해도 숙달 된 홍두깨질로 넓다랗게 밀어내던 엄마손은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흑백사진으로 남는다.
칼로 자르고 남는 짜투리 밀가루 조각을 맛있다며 화덕에 구워먹던 생각도 그대로 영상에 남는다.
계속되는 불볕에 극심한 가뭄으로 가로수마저 탈수증으로 시들어 가는 이상한 날씨...^^
제발 이제 그만 볶았으면
좋으련만 하늘이 내 말을 들어야 말이지~
이 모두 인간들이 자연에 끼친
자업자득이 이닐까!
문득 천지부모라는 경귀가 떠 오른다.
명암 이갑식 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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