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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암이윤영
댓글 0건 조회 2,250회 작성일 18-11-2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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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회문제와 종교인의 역할
이윤영 동학혁명기념관장
Ⅰ. 서론
한국사회의 문제에 있어 그 범위가 다양하며, 내용 또한 광범위하다. 과연 어디까지 사회문제로 보아야 할 것인가도 문제이다. 개인, 가정, 학교, 직장, 단체, 지역, 국가 등 거미줄과 그물처럼 엮여 있는 사회에서 외부로 드러나는 것만 사회문제인지, 아니면 내부의 문제로 드러나지 않는 것까지를 포함할 것인지 등의 고민이 앞선다. 그렇다면 우선 사회문제로까지 드러나 문제가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함께 논의하는 것에서 출발하도록 하겠다.
한국사회 문제는 가능한 공론을 통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것에 대다수 동의할 것이다. 역사적 시각으로는 식민지와 분단의 경험, 또한 산업사회와 민주화의 과정을 통한 사회적 갈등, 가까운 시기로는 자유무역협정에 의한 신자유주의화에 이르기까지 급격한 변화의 물결로 치달아왔다. 이러한 것에서는 특정한 현상이나 사건을 사회문제로 본다는 것은 현 상태를 그대로 놓아두어서는 안 될 것이며,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해결주체는 개인보다는 공론의 장을 통하여 사회적인 개입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사회문제에 있어 평등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노동문제, 교육문제, 청년실업문제, 여성문제, 건강문제 등이 있으며, 위험과 안전에 관련하여 도시문제, 에너지문제, 환경문제, 농업과 식량문제, 범죄문제 등이고, 우리사회의 미래와 관련하여, 통일문제, 다문화문제, 소수자문제, 인권문제 등이 있다. 본 글에서 중점사항으로, ‘한국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이 어떤 사회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어른과 아이, 남성과 여성이 모두 더 자유롭고 평등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면 좋을 것인가’를 논하고자 한다.
Ⅱ. 본론
한국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들은 오랫동안 지속해왔다. 기나긴 역사의 예를 다 들 수는 없고, 전근대 즉 조선시대만 보더라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 첫 번째 예를 들어보면, 사회에 영향력을 크게 끼치는 사대부와 양반 등의 남성들은 본 처 외, 후처와 첩을 두는 것은 보통일이었다. 또한 기생집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도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사회풍토였다. 아니, 부끄러움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기방에도 출입 못하는 남성들은 사내다움이 없다는 놀림까지 받을 정도였다.
더구나 고위관직에 있는 관료들은 관기라는 기생을 합법적으로 두어 요즘말로 바람피우기는 식은 죽 먹기처럼 횡행하였다. 또한 신분제에 있어 양반들은 노비의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은 알게 모르게 만연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남녀 불평등은 소위 ‘남존여비’의 문화까지 만들어냈다.
이러한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은 한 번 시집가면 ‘죽어서도 그 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는 말처럼, 재혼은 물론 남편이 사망하더라도 평생 수절을 해야 하는 사회문화와 엄격한 법이 존재했다. 다행히 조선말 동학혁명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남녀평등의 사회는 다가오는 듯 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또 다시 여성들은 일제의 성노리개 감으로 전락했고, 해방 후에도 미군들에 의해 일부 여성들은 소위 ‘양색시’라는 놀림 속에 사람으로 전혀 대우를 받지 못했다. 이러한 사회문화는 쉽게 없어지지 않다가 민주주의가 정착되면서 여성들의 사회참여와 인권, 복지 등이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속해온 편견과 차별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현대사회에서도 남성들은 분단국가의 냉혹한 현실에서 소위 군대문화가 남성들의 우월주의와 편협적인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한국 남성들은 군대문화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다. 군대갔다온 남성들이 흔히 하는 말속에 ‘내가 배워야 할 건 군대에서 다 배웠다.’란 말이 있다. 명령하복이라는 군대문화는 제대 후 가부장적인 문화로 자리매김한다. 부부, 자녀 간의 관계에도 그 영향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사회 즉 직장생활에도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일중에, 명절과 제사의 예를 들 수 있다. 남성들은 경제적인 역할에 다했다는 것으로 어쩜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명절에 있어 차례준비와 마무리, 그리고 제사도 마찬가지로 거의 여성에게 주어지는 역할은 오랜 역사를 거치며 자리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그러한 후유증으로 이혼하는 사례도 많다. 물론 동학 천도교 문화와 서구 기독교 문화가 정착되면서 명절과 제사문화가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현재도 대부분 여성들이 힘들어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부부간에 성생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남편의 일방적인 성관계 요구에 있어 싫던 좋던 부인들은 응해주었던 부부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는 언론보도와 통계조사 등이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방적인 남편의 요구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다시 말해 절대 성은 남성이라는 문화가 지속되다 보니, 부부가 합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보다 남성위주로 행해진다는 것은 대다수가 짐작할 것이다.
또한 우리의 사회문화도 큰 몫을 한다. 조금만 번화가에 나가 보더라도 남성들이 바람피울 수 있는 업소들이 즐비하다. 예를 들어, ‘남자니까’란 말로 만사형통이다. 그와 반대로 여성들은 절대 그럴 수 없다는 묵시적 문화에 의한 편견들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남성들의 성에 대한 의식은 관대하고, 여성들의 성에 대한 의식은 용서할 수 없다는 편견이다. 이러한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녀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남자와 여자의 불평등한 자녀교육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언제인가 기억이 가물 하지만, 여성들의 승용차 운전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던 시기이다. 그런데, 여성들이 운전하는 차 뒤 유리창에 ‘밥하러 집에 갑니다.’란 글자가 붙어있다는 것이다. 당시 남성에 비해 여성들의 운전 솜씨가 익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성들이 ‘집에 가서 밥이나 하라’고 고함치는 것에 여성들의 대응이라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웃지 못 할 코미디 같지만, 그때 남성들 대부분이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요즘은 여성들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부부간 상호 역할 분담이 늘어나고 있다. 허나 그때나 지금이나 이런 말이 나돈다. ‘요즘 젊은 엄마들이 정말 문제라니까’란 말이다. 솔직히 세대 차이를 느끼는 기존의 남성들은 요즘 젊은 여성들에게 불만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변화하는 시대를 인정하지 못하고 남성위주의 사회를 지속시키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여성들의 사회참여와 발언권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에,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밀려난다는 일부 남성들의 우려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 또한 남자들의 권위를 애써 지키고 누리려는 생각이 작용한 것이라고 본다. 나도 그런 적이 있지만 남성들은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란 말을 많이 사용한다. 그 남자답게란 말속에 남자들은 현재 남녀평등의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전근대적인 사고가 깔렸다는 것이다.
다시 강조하면, 그러한 향수를 잊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의식이 잠재되어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남자답게란 말 대신 ‘사람답게’란 새로운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더 나아가 ‘아들답게, 딸답게’란 말과 문화도 근본적으로 바뀌어, 성평등이란 새로운 세상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는 여성들의 많은 노력도 중요하지만, 문제의 주인공인 남자들이 스스로 변화하고 함께 동참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Ⅲ. 결론
한국의 현대사회에서 남성과 여성,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은 많은 사회문제점을 만들고 있다. 역사에서 남존여비라는 상황은 거의 없어지고 있으나, 아직도 남성의 우월주의와 여성의 순종주의가 개선되지 못하고 심지어 이혼율의 증가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혼에 의해 가정이 파괴되고 자녀교육과 양육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더구나 가부장적인 고정관념은 권위주의적 아버지상으로서 자녀와의 관계까지 악화시키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획기적인 남녀평등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물론 법적이기 전에 가정문화부터 개선되어야 한다. 아버지들은 부인과 더불어 자녀들을 부속과 소유라는 개념을 완전 벗어나야 한다. 부인과 자녀를 개인적인 인격체로 보고 그에 상응한 관계정립 및 생활실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부인과 자녀들도 너무 평등한 관계만 고집하지 말고, 아버지라는 존경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 그래서 서로가 존중하고 섬기며 인격적인 실체로 여기고 공경함으로서 보다 바람직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
필자는 오래전에 정부산하 인권위원회의 대표적인 표어 즉 실천덕목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바로 ‘사람이 하늘이다.’란 人乃天(인내천) 즉 사람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는 事人如天(사인여천)의 동학 천도교에서 말하는 대표적인 도덕과 윤리인 모심과 섬김을 말한다. 동학의 전통 예절에서는 할아버지와 손자들 간에도 서로 존칭어를 사용하였고, 또한 서로 간 절을 할 때도 큰절로 맞절을 한다. 이는 촌수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 촌수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또한 서로 차별을 두지 않고 섬김과 존중의 예법이다.
이러한 우리나라 근대의 출발점인 동학의 예법은 물론 기독교, 불교, 유교 등 많은 종교문화의 실천사항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동서양의 종교와 철학에서 장점을 받아들이고 단점은 개선하여 우리들의 실생활에 적용했으면 한다. 이는 자유롭고 평등한 남성과 여성, 어른과 아이라는 개념을 포용하면서, 섬김과 존중이라는 윤리도덕으로까지 확대 되는, 바른 전통의 계승과 새로운 평등의 가치관이 세워지고 실현되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최근의 촛불시민혁명과 미투여성운동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사회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급변의 시대상황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함께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서 남녀의 평등과 존중은 물론 어른과 아이도 사랑과 존중이라는 새로운 윤리도덕에 기초한 우리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희망해본다.
사회의 문제는 결국 개인문제와 가정문제로부터 출발한다. 그 개인문제는 개인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타인과의 문제로 다가온다. 또한 가정문제도 결국 사회문제로 확대되어 더 나아가 국가인류사회의 문제로 다가온다. 이와같은 총체적 사회문제에 있어 종교인들의 역할과 실천을 강조하면서, 너와 너의 섬김과 존중, 그리고 서로간의 평등과 공경이라는 공동체의식이 확산되어 보다 더 나은 바른 사회로 거듭났으면 한다.
<참고문헌>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 분석서
오찬호 (지은이)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
한국의 사회문제와 종교인의 역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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