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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동환
댓글 0건 조회 125회 작성일 12-05-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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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나부랭이

분쇄한
철재 톱니바퀴로
일한는 건 쓰고 전하고 버리고
하아얀 종이나부랭이들을
시베리아 바늘 침을 달고 선 푸른 전나무를 자르면
눈 덮인 광야가 펼쳐진
날카로운 이를 가진 호랑이가 먹어치우듯
시장은 전나무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만
적도 태고적부터 하늘 땅 강물 머금은 늘 푸르러 넓은 잎 나무들도
고향을 지킬 수 없네
란 하마 같은 입을 가진 시장은 거침없이 먹어치우곤 한
잎거름이 깊게 쌓인 아마존강가 낚시하여 먹고 자란 넉넉한 하늘 가린 잎들 안고 서있는 나무들도 온데간데 없
철사도 끊어 버릴 듯 한 억센 악어 이빨같은 시장은 덥석 먹어 삼킨
도시는 그냥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것으로 살찐
일을 마치면서 즐거운 얼굴로 태연하게 분쇄하고 있
살을 발라내고 뼈를 갈아버리면서도 그들의 아픔을 느끼지 못하면서
시장은 상인과 고객들의 즐거움으로 마냥 들떠 있
그런데
강물도 노랗
땅도 노랗
하늘도 노랗
-1-
반사하는 햇빛만이 수은등처럼 빛을 발하는 별이 되어버리면
누가 누구를 기억하며 노래하고 춤출 것인가
종이나부랭이가 귀하디귀한 세상이 기어코 오려는가
그런데 말이
뇌수에 가득한 지혜는 샘솟듯 하여 씨앗을 뿌릴 줄 안
시베리아 적도 아마존 고비사막에서도 파아란 새 싹 움트면
시 늘 푸른 나무 우뚝우뚝 자라고
메마른 모랫강엔 맑은 물이 소용돌이 치고
땅별은 노래하고 춤춘
발걸음도 가벼운 상인과 고객은 감 하
포덕153(2012)년 3월 22일/해원 최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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