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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진원 작성일 11-06-30 16:28 조회 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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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기득권
웅암 이 진 원
태풍이 불기 이전에 진작 예초기로 잡초를 베었더라면, 삼년을 공들여 뿌리내리게한 매실 묘목을 그렇게 많이 베어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못보면서 항상 남의 일만 걱정하며 일생을 보낸 토정 이지함 선생을 흉내낸 꼴이됐다. 모든 일은 해야할 때가 있고, 그 때를 놓지면 바른 성품을 가진 인간이나, 군자 또는 聖人이 되기 어렵다고 했다.
'자신에게 핑계를 대어 할 일을 미루거나, 정성을 들이지 않는 일처럼 한울에 짓는 큰 죄가 없다'고 말씀하신 선친의 가르침을 고희를 넘긴 오늘 깨닫는다. 잡초가 자라 매실묘목의 어깨자락을 만지기 전에, 서둘러 예초기를 고쳐 잡초를 베어주어야 했다. '오늘은 비가오니까, 내일은 태풍이 지나가면, 모래는 장마가 멈추면' 하고 차일피일하다보니, 칡능쿨덤불이 묘목밭을 흔적도 없이 덮어버렸다.
이대로 여름을 넘긴다면 한 그루의 묘목도 살려내지 못한다. 게으른 놈이 많은 짐지듯, 미련한 노구가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예초기의 진동을 휘두르며 덤불을 헤친다. 성난 예초기의 몸부림을 가누듯 움켜잡은 양팔이 저려온다. 양손의 감각이 무디어 지다가 없어지면 기계를 끄고 작업을 멈춘다. 마비된 신경이 돌아올 때까지 양 팔을 주무른다. 제때에 잡초를 베었다면, 예초기의 힘을 1/3로 줄여 진동없이 즐거운 벌초가 되었을 것이고, 묘목을 하나도 잘라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마의 땀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눈을 덮는다. 굉음을 내는 예초기를 위험하게 휘저어며, 덤불을 걷어 올리고 덤불 속의 묘목을 찾아보나, 땀으로 보안경이 법벅이 되어 안깨낀 어두운 시야에 묘목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결국은 덤불과 함께 잘려 버린 듯 내려 않고, 이미 말라 죽은 것들만 잘리지 않고 뻤뻣한 외줄기로 남았다. 순리를 어기면, 매사가 힘들게 되고, 고생을 자초 하면서도 일마져 망쳐버리게 된다.
한 선배가 공직에 있을 때 민원처리를 잘 못한 변명으로 '악법도 법'이란 말을 전속용어처럼 사용하며 행정과오를 조금도 인정하지 않던 관료주의 전형이 기억난다. '그는 법이 악법이지, 행정집행의 잘못이 아니라'는 궤변으로 민원인의 인권을 짓밟는데 왜경처럼 이골이 난 사람이다. 그의 말처럼 지금도 <행정제국의 공권>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으면서도, 자유민주국가란 이름으로 포장하여, 법치국가를 형상화 하고 있다면 넌센스가 아닐까!
법을 지키는 소시민의 마음에는, 진정한 법리나 그 이념과 정신에는 '악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다만 그 법을 집행하는 기득권의 분별에 따르거나, 혹은 집행 시기와 환경이 분별에 따라 다른 결과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묘목을 살리기 위한 뒤늦은 벌초는 선악을 분별하지 않는 처참한 결과를 만들어 버린 것이나 같다.
기득권이란 칡능쿨 같은 것. 어느 집단이나, 어느 조건에도 내재한다. 심지어 동식물의 자연계에도 상존하는 일종의 권능이다. 법이란 예초기와 같은 것. 이 기득권이 자제력을 잃을 때, 덤불을 헤치는 예초기 처럼 선악분별없는 법집행이 생겨난다. 이것은 혁명을 비유하는 말이 되기도 한다. 혁명이란 기득권의 억압에 견디지 못한 군상이 공멸을 앞당기려는 용기의 실천이다. 그러므로 무절제한 기득권이 없다면 혁명은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정직(적시적소)하고 청렴(무사공평)한 법의 집행은 혁명과 혁신이란 폭뇌의 뇌관을 언제나 숨길수 있는 힘을 가진다. 이것은 기득권의 무절제함을 예방하고, 기득권의 참회와 봉사를 길러내는 한울법의 권능이 된다. 그렇다면 지상천국이란 기득권이 없는 인간사회라고 말해도 되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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