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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펌] 폭동이 일어났다. 기후가 일으킨 폭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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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희식
댓글 0건 조회 137회 작성일 18-09-29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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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

폭동이 일어났다. 기후가 일으킨 폭동이

목암 전희식 _ 천도교한울연대 공동대표. 농부

민란은 순박한 백성들이 궁핍과 억압을 참다 참다 못 참고 들고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도 민란은 일정한 동기와 목적이 있다. 썩어빠진 조정을 뒤엎고 새로운 나라를 세운 역사들도 처음에는 민란으로 시작된다. 실패하면 민란이요 성공하면 건국의 시조가 된다. 모든 기성종교들이 신흥종교 또는 사이비 종교로부터 시작 되었듯이.

반면, 폭동은 그렇지 않다. 정전만 됐다하면 미국은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약탈과 살인과 방화가 일어난다. 이게 폭동이다. 추구하는 목적이 분명하지도 않고 대의와 명분도 없어 보이며 파괴적인 본성을 거칠게 드러낸다. 파괴와 공격 그 자체가 전부인 게 폭동이다. 물론 폭동형태를 보이는 민란과 민중봉기가 있기도 하다.

얼마 전에 폭동이 일어났다. 서울 한 복판 천도교서울대교구에서. 기후폭동이다. 8월 14일 지일기념일을 맞아 발표한 천도교환경선언문에서다. 열사병과 가뭄과 물난리와 산불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계속해서 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있으며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면서 기후폭동을 헤쳐 나가자고 호소했다. 기후폭동! 절체절명의 지구 위기 순간에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다.

정부는 기후변화, 기독교는 기후붕괴, 천도교는 기후폭동
마구잡이로 휘젓는 듯 하는 요즘 기후는 폭동 그 자체다. 애꿎은 희생자를 내는 것도 그렇고 돈 있고 배부른 사람이나 그런 나라들은 피해가는 것도 그렇다. 기후가 이처럼 사납게 변한 가장 큰 이유는 돈이 많아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패악들에 있다. 돈이 많아 지구의 자원을 다 긁어다 쓰면서 지구를 온실가스로 채워대는 부자 나라들이 있어서다.

피해는 그들이 보지 않는다. 방비책도 잘 갖춰져 있고 피해복구도 빠르다.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본다. 올 염천 더위에 쓰러진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쪽방 촌 사람들, 가난한 노인들, 농장에서 일하던 연로한 농민들인 먼저 쓰러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똥 싸는 놈 따로 있고 치우는 놈 따로 있다는 말이 헛말이 아닌 게 바로 기후폭동 현상이다. 종교가 나서야 할 본연의 영역이다. 힘없고, 가난하고,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종교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거룩한 경전의 말씀도 가만히 새겨보면 모두 다 사람의 참 행복을 위한 말들이다.

천도교가 나섰다. 중앙총부 이름으로 ‘폭동’이라 이름 붙였으니 후대에 길이 남을 만 하다. 지금까지 정부기관이나 언론은 지구온난화 또는 기후변화라는 이름을 써 왔다. 국제기구도 그랬다. 이는 참으로 어중간한 이름이다. 박정희 때 물가인상을 ‘물가조정’이나 ‘물가현실화’라고 불렀던 것과 같이 현실을 엉뚱하게 오도하는 이름들이다.

기후변화(climate change)는 변화의 방향이 담겨 있지 않고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역시 많이 쓰이는 용어이나 책임주체와 심각성이 약하다. 그런 와중에 참신한 용어가 등장했는데 ‘기후붕괴’다. 이 용어는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ICEN) 상임대표이자 감신대 교수인 이정배선생이 처음 썼다. 필자가 발표자로 참석했던 6월 21일 토론회에서다. 기후붕괴. 현실감 있는 이름이다. 듣기만 해도 그 심각성이 전해진다. 붕괴. 그러나 어딘가 흡족하지 않았다. 방사능물질 반감기처럼 ‘붕괴’라는 말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처럼 보인다.

이때, ‘기후폭동’이 등장한 것이다. 두 개 이상의 오염물질이 작용하여 새로운 다른 오염을 일으킨다고 해서 ‘복합오염’이 등장했듯이, 인간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던 플라스틱과 화석연료가 어느 순간부터 맹렬하게 인간의 삶을 짓뭉개기 시작해서 ‘환경역습’이라는 말이 등장했듯이. 그렇게 기후폭동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환경역습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가 10여 년 전에 나온 <해프닝>이다. 라이트 샤말란 감독은 이 영화에서 자연을 마구 파괴하는 인류에게 식물들이 극단적으로 복수하는 이야기를 풀고 있다. 사람은 식물을 먹고산다. 아니면 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을 먹는다. 결국 식물은 인간의 목숨 줄이다. 그런데 그 식물이 인간에게서 생존의 위협을 느꼈다.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화학물질을 내뿜게 되는데 이 냄새를 맡은 사람들이 자살하게 하는 물질이다. 좀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설득력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순한 사람을 자꾸 약을 올려 화나게 하면 무섭지 않던가?

기후가 일으킨 재난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차고 넘친다. <해프닝>의 공포와 절망을 뛰어 넘는다.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재난영화는 기후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폭동이라는 말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장면들이 즐비한데 천도교에서 처음으로 합당한 이름을 찾아줬다고 할 것이다.

한울연대, 본격적인 기후폭동 대응 전략을 세우다
기후폭동을 헤쳐 나가자는 천도교환경선언문이 발표되고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필자가 공동대표로 있는 한울연대에서 기후폭동에 대처하기 시작했다. 기구를 새로 만들었는데 이름도 ‘한울연대 기후폭동 대응 추진단’이다. 천도교환경선언문에 나온대로 “...사람을 공경함으로써 도덕의 최고경지가 되지 못하고, 나아가 물건을 공경함에까지 이르러야 천지기화의 덕에 합일될 수 있느니라. (해월신사법설, 「삼경」)”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것에서 시작한다. 물건(자연)이 공경의 대상이 되지 않고 인간 편리의 단순한 도구로만 전락되어서 초래된 재난이 기후폭동이라는 인식이다.

한울연대는 전략회의에서 기후폭동 문제를 논하기 전에 미리 새겨야 할 것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우리(나)는 뭘 포기할 수 있는가. 둘째,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가. 셋째, 우리(나)는 어떤 불편함을 감수 할 수 있는가이다. 근대 물질문명이 시작된 이후 200여 년 동안 인간이 이룩한 눈부신 성장과 발전 이면에서 커 온 기후폭동을 헤쳐 나가자니 물질문명 역주행이 요구된다. 그동안 너무 누렸고 너무 파괴했고 너무도 많이 잃었다.

폭염에 홍수, 지진, 식량문제, 의료비 증가 탈핵운동, 수자원 고갈, 해수면 상승, 미세먼지, 대기질 오염, 우울증과 기관지염 등 온갖 문제들의 뿌리에는 기후폭동이 있다. 경제, 통상, 인권과도 연결된다. 시대정의, 역사정의를 넘어 기후정의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한울연대 추진단은 가장 먼저 실천강령 마련 팀을 구성했다. 내(우리)가 어떻게 바뀌고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를 최우선순위에 두었다. 실천강령 공모도 하고 선포식도 하기로 했다. 자체 학습조를 꾸려 기후폭동의 근원과 대책을 공부해 가면서 문제의식을 심화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기후폭동의 주요 쟁점을 일곱 가지로 간추려서 자체 발표회도 갖는다.

이런 활동에 참여를 권유받은 서울교구의 한 동덕은 권유를 사양하면서 “지구를 하루 빨리 개발하고 다른 행성까지도 개발해서 지구 현실의 여러 문제들을 바꾸어나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도움이 못 되겠다”고 했다. 멀리서 응원만 하겠다고.

인류의 기후폭동 대응에는 다른 행성을 찾아 나서는 일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사이에 사회적 취약층에 집중되는 참상들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이 기후폭동 대응 사업의 기본 정신이라고 보면 되겠다. 욕망을 줄이고 과욕을 포기하고 불편을 감수할 때 얻게 되는 보다 귀한 가치들이 있다. 한울님이 허령창창하며 내 안에서 강화지교를 얻게 됨을 체험하게 된다.

기독교 쪽에서 아주 잘하는 ‘부활주간’, ‘환경주간’처럼 우리 천도교 교구들이 ‘기후폭동 대응주간’을 선포하고 집중적으로 개인차원 또는 교구차원의 실천강령들을 만들고 공표하는 날이 오기를 빈다.

핵심은 이산화탄소 줄이기
실천강령의 내용이 아무리 여럿이라도 같은 목표를 가진다. 이산화탄소를 발생을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다.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여러 터무니없는 공격과 비방을 이겨내고 기후폭동 주범이 이산화탄소로 대표되는 온실가스라는 결론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은 먹는 문제인 만큼 농산물도 저탄소 농산물. 즉, 기후폭동 대응 밥상이 되겠다. ‘기후폭동 대응 밥상’. 이름 참 좋다. 시름시름 앓고 있는 지구를 살리는 밥상에는 어떤 게 있을까?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농산물 생산과정에서의 저탄소 농사 즉, 유기농 또는 자연농이다.
둘째는 먹거리의 이동과 보관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요즘 범람하고 있는 꼬부랑 말로 하자면 ‘푸드마일리지’다. 얼마나 이동한 먹거리냐 하는데서 이산화탄소 양이 정해진다. 보관기간이 길어도 이산화탄소는 늘어난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제철에 먹는 것. 대단히 중요한 기후폭동 대응 밥상이라 하겠다.
기후폭동 대응 밥상의 세 번째는 원칙은 누가 뭐래도 채식이다.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채식 얘기를 해도 모자란다. 육식은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채식만으로도 우리는 영양 부족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서울시가 몇 년 전에 육식의 문제를 꺼냈다가 축산 농가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난리굿을 만난 적이 있다. 그러나 어쩌랴. 국내 축산농가에서 구제역·조류독감(AI) 등이 '연례행사'처럼 유행하는 것을. 대부분의 성인병이 육식과 관련 있는 것을.

좀 더 정교하게 말하자면 육식이라기보다 소규모로 한 식구로 여겨지는 ‘가축’을 기르던 농가들이 사라지고 기업식 공장축산이 문제가 된다. 공장축산 아닌 육 고기가 없다시피 하니 육식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다. 성공회대 경영학과 명예교수인 박창길선생은 이러한 공장식 축산을 '지구상에서 가장 악마적인 시스템'이라고 표현했다. 작년의 살충제 계란 파동도 같은 맥락에서 일어난 재난이었다. 육식은 이런 참상의 온상이다. 환경운동 한다거나 종교를 가진 사람이 육식을 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공장식 축산 현실에서 말이다. 생명과 사랑과 상생과 환경 모두와 어긋나는 게 축산이다.

밥상 말고 이산화탄소 없애기에 뭐가 있을까? 기후폭동 대응 주거. 기후폭동 대응 교통. 기후폭동 대응 문화. 기후폭동 대응 의료·보건. 기후폭동 대응 교육 등등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분야는 차고 넘친다.

노라 가버트 감독의 <노 임팩트 맨>이라는 다큐가 있다. 지구환경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 삶을 살아내는 환경운동가이자 작가인 ‘콜린’이 1년간의 가족생활을 담았다. 흥미로운 실험이고 유쾌한 연습이다. 실은 인생 자체가 지구라는 무대 위에서 연출하는 실험이고 연습이다. 천도교에서 이런 삶을 시범적으로 살아보고자 하는 교인을 추천받아 기후폭동 대응 연습, 기후폭동 헤쳐가기 실험을 해 보면 어떨까?

https://1926nh.blog.me/221366967958

참고로 기후폭동에 대한 한울연대의 일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
기후폭동시대 천도인의 대응
∎내부토론회(9.29) : 기후폭동의 문제점, 책임소재 등을 살펴보고, ‘나는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그리고 ‘천도교는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를 토론한다.

∎공개토론회 및 실천강령선포식(1차, 10.14) : 한울연대 창립 8주년을 기념하여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실천강령을 선포한다. 여기에 동덕님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물론 참가자들에게는 소정의 상장과 상품도 있다. 글을 보시고 바로 응모 부탁드린다.
⓵청소년, 어린이 참여 : ‘천지부모’ 사행시 짓기
⓶숙덕 어르신 및 일반 동덕 : ‘보리고개’ 사행시, 짧은 에세이(절약하며 살았던 경험담 에피소드) 공모

* 10월 10일까지 한울연대 사무국으로 제출(팩스, 메일, 우편접수가능)
* 제출처 : 한울연대 사무처 010-6285-6765, 메일 heuiand@daum.net
신인간 포덕 159년 9월호 .
[출처] [159.9] 폭동이 일어났다. 기후가 일으킨 폭동이|작성자 신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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